수녀회 소개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성 베네딕도 수도규칙 72,11
  • 형제들아, 성서는 우리에게 소리쳐 말하기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라고 하신다.
  • 이 말씀으로써 (성서는) 자기를 높이는 모든 짓이 교만의 일종임을 우리에게 일러준다.
  • 예언자는 이에 대하여 스스로 조심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말하기를 “주여, 잘난 체하는 마음 내게 없삽고, 눈만 높은 이 몸도 아니오이다. 크나큰 일들을 쫓지도 아니하고 내게 겨운 일들을 하지도 않나이다”라고 하셨다.
  • 그러나 “내가 만일 겸손되이 생각하지 않고 내 영혼을 들어올렸다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엄마의 젖에서 떼어낸 아기처럼 당신은 내 영혼을 그렇게 대해 주시리이다.”
  •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만일 겸손의 최고 정상에 이르기를 원하고, 또 현세 생활의 겸손을 통해서 오르게 될 천상적 들어 높임에 속히 도달하기를 원한다면,
  • 우리는 야곱이 꿈에서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던 그 사다리를 우리의 향상 하는 행동으로써 세워야 하겠다.
  • 내리고 오른다는 것은 분명히 교만으로써 내려가고 겸손으로써 올라간다는 것으로밖에 우리는 달리 알아들을 수 없다.
  • 워진 사다리 자체는 우리의 현세 생활이니, 우리 마음이 겸손해질 때 주께서는 천상으로 향한 그 사다리를 세워 주신다.
  • 우리는 그 사다리의 다리들을 우리의 육체와 영혼으로 보며, 하느님의 부르심은 우리가 올라가야 할 겸손과 규율의 여러 단계들을 이 다리들 사이에 끼워 넣으신다.
  • 겸손의 첫째 단계는,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을 늘 눈앞에 두어 잠시도 잊지 않으며,
  • 하느님께서 명하신 모든 것을 늘 기억하여 하느님을 경멸하는 자들이 자기들의 죄로 말미암아 어떻게 지옥불에 태워지며, 또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마련된 영원한 생명이 어떠한 것인지를 자신의 마음속에 늘 생각하는 것이다.
  • 그리고 매시간 죄와 악습에서, 즉 생각과 혀와 손과 발과 자기의 뜻과 육체의 욕망에서 자신을 지킬 것이다.
  • 사람은 하느님께서 천상으로부터 매시간 항상 자신을 내려다보시고, 자신의 행동을 하느님께서 어디서나 살펴보시며,또 천사들이 매시간 보고 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것이다.
  • 예언자는 이것을 우리에게 알리시고, 또 하느님께서 우리 생각 가운데 늘 현존하고 계시다는 것을 밝혀 말씀하시기를 “마음과 콩팥을 살펴보시는 하느님”이라 하시고,
  • 또 “주께서는 사람의 생각을 아시나이다” 하셨으며,
  • 다시 말씀하시기를 “당신은 내 생각들을 멀리서부터 아시나이다” 하시고,
  • “사람의 생각은 당신에게 밝혀지나이다”라고 하셨다.
  • 그러므로 쓸모 있는 형제는 자신이 그릇된 생각을 (할까) 조심하여 마음속으로 “내 허물에서 나를 지켜 나는 주님 앞에서 무결하게 되었나이다”라고 늘 말해야 한다.
  • 성서는 우리에게 “네 뜻으로부터 돌아서라”고 말씀하시니, 우리는 자기의 뜻을 행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 그리고 그분의 뜻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우리는 기도 중에 하느님께 간구하자.
  • 그러므로 우리가 (다음과 같이 할 때) 우리의 뜻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당연히 배우게 될 것이니, “사람들에게는 옳게 보이는 길들이 그 끝은 지옥의 깊은 곳까지 빠진다”고 하신 성서의 말씀에 유의하며,
  • 또 경솔한 자들에게 대하여 “그들은 자기 뜻 때문에 부패하고 흉하게 되었다”고 하신 성서의 말씀을 두려워할 때이다.
  • 예언자가 주님께 말씀드리기를, “내 모든 욕망이 당신 앞에 있사옵니다”라고 하셨으니 우리는 육체의 욕망 중에서도 하느님 이 우리와 늘 현존하신다는 것을 믿도록 하자.
  • 그러므로 “죽음이 쾌락의 문 가까이에 있으니”, 나쁜 욕망을 삼가야 한다.
  • 이에 대해 성서는 명령하기를, “너의 욕정을 따라가지 말라”고 하신다.
  • 그러므로 “주님의 눈이 착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을 살피신다”면,
  • 또 “주께서 하늘로부터 사람의 자식들을 항상 굽어보시며, 그 누가 지각이 있어 하느님을 찾는지 보고자 하신다”면,
  • 또 우리를 맡고 있는 천사들이 매일 밤낮으로 우리 행위들을 주께 보고 드리고 있다면,
  • 형제들아, 예언자가 시편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느님께서 언젠가 “악에 기울어져 쓸모없이 된” 우리를 바라보시게 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할 것이다.
  • 또한 그분은 자애로우시고 또 우리들이 더 나은 상태로 돌아서기를 기다리시기 때문에 현세에서는 참아주시지만, 장차, “네가 이런 짓을 하였는데도 내가 잠잠하겠느냐?”고 말씀하시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이다.
  • 겸손의 둘째 단계는, 자신의 뜻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를 즐겨하지 않으며,
  • 오히려 “나는 내 뜻을 이루려 고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려고 왔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실제 행동으로 본받는 것이다.
  • 또 성서에는 “(개인의) 뜻은 벌을 가져오나 (다른 이에 의한) 강요는 화관을 마련한다”고 하셨다.
  • 겸손의 셋째 단계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온갖 순명으로써 장상에게 복종하여 “그분은 죽기까지 순종하셨다”고 사도께서 말씀하신 그 주님을 본받는 것이다.
  • 겸손의 넷째 단계는, 순명에 있어 어렵고 비위에 거슬리는 일 또는 당한 모욕까지도 의식적으로 묵묵히 인내로써 받아들이며,
  • 이를 견디어 내면서 싫증을 내거나 물러가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서에는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하셨고,
  • 또 “네 마음을 굳게 가지고 주님을 견디어내라”고 하셨다.
  • 충실한 자는 비위에 거슬리는 모든 것까지도 주님을 위해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고자, (성서는) 수난자의 입장에서 말하기를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가고, 도살당할 양들처럼 여겨지나이다” 하신다.
  • 또 그들은 하느님의 보답에 확실한 희망을 걸고 기뻐하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 하시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이 모든 시련을 이겨냅니다”라고 말한다.
  • 또 다른 곳에서 성서는 “하느님, 은덩이를 (풀무)불로 달구어 내듯 당신이 우리를 불로 단련시키셨으니, 올가미에 우리가 걸리게 하시고, 환난을 우리 등에 지워 주시나이다”라고 하신다.
  • 또 우리가 장상(長上) 밑에 있어야 함을 가르치기 위해 계속해서 말하기를 “사람들을 우리의 머리 위에 두셨나이다”라 고 하신다.
  • 나아가서 그들은 역경과 모욕 중에서도 주님의 계명들을 인내로써 채워 한쪽 뺨을 치는 이에게 다른 쪽 뺨을 돌려 대고, 속옷을 빼앗는 이에게 겉옷마저 주며, 오리를 가자고 강요하는 이에게 십리를 가주고,
  • 사도 바울로와 같이, 거짓 형제들을 참아주고 박해하는 이들을 참아주고 자기를 저주하는 이들을 축복해 준다.
  • 겸손의 다섯째 단계는, 자기 마음속에 들어오는 모든 악한 생각이나 남모르게 범한 죄악들을 겸손된 고백을 통하여 아빠스에게 숨기지 않는 것이다.
  • 이 점에 대하여 성서는 우리에게 권고하여 말하기를 “네 길을 주께 드러내고 그를 믿어라” 하시고,
  • 또 “주님이 좋으시니 그분께 고백하라. 그분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하시며
  • 또다시 예언자는 “내가 당신께 내 잘못을 고백하고 내 불의를 아니 감추며,
  • 주님께 내 불의를 아뢰나이다’ 하였을 제, 내 마음의 불충을 용서해 주셨나이다”라고 하신다.
  • 겸손의 여섯째 단계는, 수도승이 온갖 비천한 것이나 가장 나쁜 것으로 만족하고 자기에게 부여된 모든 일에 있어, 자신을 나쁘고 부당한 일꾼으로 여겨
  • 예언자와 함께 “나는 쓸모없는 자이오며 알아듣지도 못하였나이다. 나는 당신 앞에서 짐승과 같은 처지오나 늘 당신과 함께 있겠나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 겸손의 일곱째 단계는,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자신이 가장 못하고 비천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신의 말로써 드러낼 뿐 아니라, 마음 깊숙한 정으로 확신하여
  • 자신을 낮추고 예언자와 함께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며, 사람들의 조롱감이고 백성들의 천덕 꾸러기니이다.”
  • “내가 나를 높였음에 낮아지고, 부끄럽게 되었나이다” 하고,
  • 또 “당신이 나를 낮추셨기에 내가 당신의 계명을 배우게 된 것은 내게 좋은 일이었나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 겸손의 여덟째 단계는, 수도승이 수도원의 공동 규칙이나 장상들의 모범이 권고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이다.
  • 겸손의 아홉째 단계는, 수도승이 말함에 혀를 억제하고, 침묵의 정신을 가지고 질문을 받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 것이니,
  • 왜냐하면 성서는 “많은 말에서 죄악을 피하지 못한다”
  • 또 “말이 많은 사람은 이 지상에서 오래 살지 못한다”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 겸손의 열째 단계는, 쉽게 또 빨리 웃지 않는 것이니, (성서에) “어리석은 자가 큰 소리를 내어 웃는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 겸손의 열한째 단계는, 수도승이 말할 때 온화하고 웃음이 없으며 겸손하고 정중하며 간결한 말과 이치에 맞는 말을 하고, 목소리(에 있어서)는 큰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이다.
  • (책에는) “지혜로운 사람은 적은 말로 드러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 겸손의 열두째 단계는, 수도승이 마음으로뿐 아니라 몸으로도 자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겸손을 항상 드러내는 것이다.
  • 즉, 하느님의 일이나, 성당이나, 수도원 안이나, 정원이나, 길이나, 밭이나 어디서든지, 또 앉아 있을 때나 걸어 다닐 때나 혹은 서 있을 때나, 언제나 머리를 숙여 땅을 내려다보고
  • 자기 죄에 대하여 매시간 자신을 죄인으로 여겨, 이미 무서운 심판대에 서 있는 것처럼 생각할 것이다.
  • 복음서에 나오는 그 세리가 눈을 땅으로 내려뜨고, “주여 저는 죄인이므로 하늘을 향해 제 눈을 들기에 부당합니다”라고 한 그 말을 언제나 자기 마음속에서 되풀이하며
  • 예언자와 함께 “나는 어디서든지 몸을 굽혀 낮추어졌나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 그러므로 겸손의 이 모든 단계들을 다 오른 다음에 수도승은 곧 하느님의 사랑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며,
  • 이전에는 공포심 때문에 지키던 모든 것을 별로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습관적으로 지키기 시작할 것이니
  • 이제는 지옥에 대한 무서움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과, 좋은 습관과, 덕행에 대한 즐거움에서 하게 될 것이다.
  • 이제 주께서는 악습과 죄악에서 깨끗하여진 당신 일꾼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이 사실을 드러내 보이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