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하올 일루미나 원장수녀님과 공동체의 모든 수녀님들께 성탄 축하 인사 드립니다.

서울 수녀원 본원 리모델링 공사가 모두 끝나 축성식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보내주신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정말 깨끗하고 쾌적하게 넓어진 수녀원을 보며 감사의 마음과 함께
공사 기간동안 경제적 어려움과 거주의 불편함 등 모든 과정을 감수하신 수녀님들을 떠올렸습니다.
더 축복된 성탄의 기쁨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어제 저녁 성탄 밤미사를 드리며 새삼스럽게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진료소 로비 작은 공간에서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동네 어린아이들과 함께 성탄 노래를 부르고 가벼운 춤을 추며
복잡한 생각 없이 단순 소박하게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을 주민들을 보며
세상 모든 곳에서 시간차별로 태어나시는 예수님이 왜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기쁨과 활력을 느끼시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30도 가까이 되는 여름 날씨에 맞이하는 성탄을 지난 해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진료소 마당에서 대구 유기서원자 수녀님들이 더운 크리스마스가 무척 생소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우리 성탄은 겨울이라는 것을 기억했습니다.
지난 8월 말경부터 대구 수녀원에서 이 릴리안 수녀님과 김 바니아 수녀님 등 두 명의 유기서원자 수녀님들이 현장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학교나 수녀원에서 체험을 하고 오후에는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몸과 마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진자 수녀님들과도 잘 어울리고 각자의 재능과 기꺼운 마음을 합해 공동체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베네딕다 수녀님도 기뻐하고 있습니다.
5개월 예정으로 왔기 때문에 내년 1월 19일에 귀국하게 됩니다.

진자 수녀원에는 얼마 전 테레즈 즈말레 수녀님이 오셔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선교인지 아니면 공동체 이전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공동체 일원이 되셔서 환영 행사를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공동체 세 번째 순서에서 네 번째로 되어 더 젊어질 수 있었습니다.

진료소는 베네딕다 수녀님의 애정어린 헌신으로 언제나처럼 에이즈센터와 함께 잘 운영되고 있으며,
초등학교는 현재 외국 원조금으로 건축된 강당이 축성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30년이 넘게 사용되어 온 스쿨버스 두 대를 올해 교체하게 되어
12월 26일 날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요타 지점에서 선적한 후 케냐를 거쳐 우간다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2월로 예정된 도착 날짜에 무사히 인수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적립해온 학교 발전 기금으로 한 대를 주문하였고,
다른 한 대는 감사하게도 미바회의 원조를 받았습니다.
미바회는 해외 선교사들에게 차량지원을 하는 세계적인 선교 후원단체이며,
저희는 한국미바회 수원교구 지부를 통해 후원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일을 이루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전례없는 한파라는 뉴스를 보았는데, 수녀님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새해에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미소짓는 행복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우간다 진자에서
안 테라수녀 드립니다.